1일 산업통상자원부·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5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수입액은 535억 달러로 같은 기간 9.7% 감소했다. 수출이 늘고 수입은 줄면서 10월 한 달간 무역수지는 16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부터 다섯 달째 '플러스'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180억5000만 달러로 줄었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9월(2.3%)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수출 플러스와 무역흑자를 동시에 달성한 건 20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실적이 나빠진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있지만, 월간 수출액이 올해 들어 최대치를 찍는 등 전반적인 회복세가 뚜렷하다.
품목별로는 새로운 버팀목인 자동차(19.8%), 선박(101.4%) 등이 수출 반등을 주도했다. 자동차는 16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를 달성했다. 선박은 주요 품목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석유제품(18%), 디스플레이(15.5%) 수출 등도 호조를 보였다. '1위 수출품'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3.1%로 역성장이 이어졌지만, 감소 폭이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적었다.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PC 수요 회복이 가시화된 데다 메모리 가격도 안정을 찾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D램 고정가는 지난해 10월 2.21달러에서 올 9월 1.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10월엔 1.5달러로 반등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수출이 완연한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제일 중요한 반도체 수출도 감산, 기저효과 등을 고려하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엔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보니 전체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로 올라서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수출 실적이 반등하면서 정부의 '상저하고' 경제 전망엔 힘이 실리게 됐다. 앞서 발표된 9월 산업활동동향도 반도체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늘어나는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경기 개선 흐름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수출이 경제 상저하고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면서 "수출이 골든크로스를 지나 연말까지 우상향 모멘텀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이대로 가면 한국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주변국 여론 악화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변수가 너무 많다"면서 "만약 확전될 경우 국내 수출입 지표와 무역수지도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