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먼 회장은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세 둔화가 경제에 일으킬 부정적 여파를 중앙은행과 정부가 잘 대처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내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1970년대 당시 미국 정부는 베트남 전쟁 비용을 충당하려 재정 지출을 늘렸다. 여기에 1·2차 석유 파동으로 유가 급등이 겹치면서 물가가 치솟았다. 존 볼커 Fed 의장의 초고강도 금리 인상에 따라 1980년대 기준금리는 연 20%까지 높아졌다. 물가를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극심한 경기 침체가 이어졌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도 이날 “(현재 경제 상황이) 나쁜 정책의 시대였던 197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며 “우리는 더 오래, 더 높은 금리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퓰리즘과 공급망의 정치화, 미국 정부의 지출·부채 증가 등을 경제 현안으로 꼽았다. 이 요인들 때문에 높은 인플레이션의 해결이 어렵다는 의견이다.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같은 글로벌 불확실성도 부담이다. 핑크 회장은 “전쟁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가 위축되는 모습을 볼 것”이라고 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창업자는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은 비관적”이라며, 과도한 정부 부채와 전쟁 등을 위험 요인으로 언급했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WB) 총재도 “중동 분쟁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이 세계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고 봤다.
이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지표는 침체 경고음을 울렸다. S&P 글로벌이 집계한 함부르크상업은행(HCOB) 유로존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5(속보치)를 기록해 지난달(47.2)보다 낮아졌다. 로이터 전망치인 47.4도 밑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을 빼면 2013년 3월 이후 최저치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밑돌면 경기 수축을 뜻하는데, 유로존 경제가 예상보다 더 위축됐다는 의미다. HCOB는 “유로존 상황이 악화일로”라며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완만히 리세션(recession·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