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시아·북미·유럽 등에 밀린다. 하지만 최근 수출이 부진하자 상대적으로 ‘가뭄에 단비’ 같은 지역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한국과 가까운 사우디·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국과의 교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기 직전인 2019년 대비 지난해 61.6% 폭증했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기존 제조업·중화학공업 위주에서 미래 에너지, 전기차·2차전지를 포함한 스마트차, 방산 등 다변화하려는 수출 품목과 최근 중동이 관심 있는 분야가 같다”며 “알타시아(Alternative Asia·중국을 제외한 대안으로서 아시아) 뿐 아니라 중동에서 수출 다변화 기회를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이 기회라면 대(對) 중동 수입 상황판엔 위기 신호등이 켜졌다. 정부는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하지만 2021년 59.8%까지 떨어뜨린 의존도가 지난해 다시 67.4%로 반등했다. 올해 들어 8월 기준 82.1%까지 올라 2016년(85.9%) 수준으로 원상 복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끊겼고, 미국산 원유 수입마저 줄어든 영향이다. 원유 수입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중동은 의존도를 낮춰야 할 시장이다.
중동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왕정 국가’다. 이번 국빈방문처럼 대통령이 중동국 왕을 직접 만나 사업을 챙기는 의지가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