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서)언제쯤 출발했어요. 물으니, 오늘 출발했다고 답했습니다.”
24일 오전 속초시 동쪽 약 11㎞ 해상에서 소형 목선에 탄 탈북민을 만난 임재길(60)씨가 한 말이다. 3.5t어선으로 연승어업을 하는 임씨는 이날 오전 7시10분쯤 조업 중 수상한 목선이 보이자 해당 배에 접근했다. 길이 5~6m쯤 되는 목선은 누가 봐도 북한 배임을 짐작하게 했다. 임씨는 곧바로 수협중앙회 속초어선안전조업국에 신고했다.
이후 목선에 가까이 가자 남성 한 명과 여성 두 명이 함께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해당 남성은 160㎝ 남짓한 키에 20~30대로 보였고 장화를 신고 있었다.
목선 위에 함께 있는 여성 한 명은 20~30대, 다른 한 명은 40~50대 같았다. 젊어 보이는 여성은 깨끗한 하얀 운동화를 신었고, 중년 여성은 검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복장은 평상복이었다.
북한 남성 첫 마디 “여기가 어디냐”
북한 남성이 배 위로 올라오자 임씨는 해당 남성에게 담배와 물을 건넸다. 상공에 정찰기처럼 보이는 비행기가 나타나자 이 남성은 한참 동안 하늘을 바라보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임씨는 “북에서 왔냐”고 물었지만, 답이 없었고 재차 묻자 남성은 고개만 끄덕였다. 또 임씨가 “언제쯤 출발했어요”라고 묻자 북한 남성은 “오늘 출발했어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임씨가 곧 해경이 올 거라고 이야기하며 안심시키자 함께 온 한 여성이 임씨의 배를 한참 보더니 “한국 배는 참 좋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부합동정보조사팀 귀순 의사 확인 중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0분쯤 속초시 동쪽 약 11㎞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민으로부터 “이상한 배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현장에서 북한 주민 4명이 승선 중인 것을 확인하고 정부합동정보조사팀에 인계했다. 정부합동정보조사팀은 이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긴 뒤 이동 경로와 귀순 의사 등을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