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프로농구 부산 KCC의 홈 데뷔전 직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부산 팬의 글이다. 지난 22년 동안 연고지로 삼았던 전주를 떠나 올해 부산에 둥지를 튼 KCC는 이날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2023~24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개막전을 치렀다. 만원 관중(878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KCC는 압도적인 공격력을 선보인 끝에 서울 삼성을 106-100으로 물리쳤다.
시즌 개막 전부터 7개 구단 감독으로부터 우승 후보로 지목받은 KCC가 개막전에서 삼성전에서 손쉽게 승리를 거두자 "역시 우승 후보답다"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KCC는 이미 시즌 전초전 격인 컵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는 1997년(당시 부산 대우 로얄즈) 정상에 오른 것이 마지막 K리그1(1부) 우승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부진을 거듭하다 2016년엔 K리그2(2부 리그)로 강등됐다. 올 시즌도 2부 리그에서 1부 승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팬들은 "부산의 골칫거리는 야구인데, 축구까지 속을 썩인다"며 조롱했다.
부산에는 KCC 이전에도 프로농구팀이 있었다. 2010년부터 10년간 부산을 연고지로 삼았던 KT다. 하지만 KT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0~11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4강 플레이오프에서 동부(현 DB)에 패해 챔피언결정전에 나가지 못했다. 헹가래를 치고 싶어도 기회조차 없는 '제2의 도시' 부산 팬들은 해마다 쓰린 가슴을 달래는 중이다.
전창진(60) KCC 감독은 "(최)준용이와 (송)교창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둘 다 빠르고, 수비·리바운드에 강점이 있어 속공 찬스가 더 많아질 것 같다. 상대 팀이 KCC의 빠른 공격을 막기 벅찰 것"이라고 밝혔다. 홈 개막전에서 23점을 기록한 에이스 허웅은 "최준용과 송교창이 돌아오면 우리는 더 강해진다. 완전체를 이룬다면 질 수가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