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수백만원 지출…출산수당 도움”
이씨는 지난 8월 둘째 딸을 출산했는데, 2년 전보다 부담은 적었다. 정부가 주는 임신바우처가 100만원으로 올랐고, 첫만남이용권 200만원이 생겼다. 부모급여가 월 70만원씩 나온다. 이와 더불어 충북도가 올해 처음 도입한 출산양육수당(5년간 1000만원)이 큰 버팀목이 됐다. 이 수당은 충북 도내 모든 신생아 가정에 지급된다. 이씨는 “출산양육수당 300만원(1차년 지원분)에 첫만남 이용권을 더해 병원비와 조리원 비용을 냈다”며 “병원에서 아낀 돈에 부모급여를 더해 산후도우미를 썼다. 자부담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임산부를 국가유공자처럼 모시겠다”고 약속한 뒤 파격적인 출산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출산양육수당 도입(5월)에 이어 난자 냉동 시술비 지원(8월), 임산부 전담 구급대 운영, 친환경농산물 지원 등 굵직한 사업을 시행 중이다. 출산율 증가를 총괄하는 ‘인구청년정책담당관’을 1월 신설했다. 인구 전담부서가 1개 팀에서 4개 팀으로 확 늘었다. 조만간 ‘임산부 예우 조례’가 제정되면 난임 부부와 신혼부부를 위한 각종 정책이 보태진다.
“국가유공자급 대우” 충북 모든 출산 가정 1000만원
출산 증가율 15위→1위 반전…지원 더 확대
임산부 전담 구급대는 분만 시설이 없는 7개 군에서 위급 상황 시 임산부에 우선 지원하는 서비스다. 올해 국비 지원이 끊긴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사업을 잇기 위해 한 가정당 24만원 상당 바우처도 주고 있다. 95개 농협 창구에 대기표 없이 일을 볼 수 있는 임산부 우대창구도 운영하고 있다.
난자 냉동·난임 시술비, 산후조리비까지 지원
민선 8기 새 출산정책 시행으로 충북 출생아 증가율은 전국 17개 시·도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7월까지 충북 출생아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9% 올랐다. 이 기간 출생아 수는 4565명으로 지난해 4438명보다 127명 많다. 나머지 시·도는 증감률이 모두 마이너스(-0.7%·대전~-13.3%·광주광역시)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자료로 추출한 출생등록 증감률은 지난 4월부터 줄곧 1위다. 올해 9월까지 충북 출생등록 수는 583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다. 나머지 지역은 전년과 비교해 출생신고 건수가 모두 줄었다. 충북은 지난해 9월 증감률(-9%)이 15위에 불과했다. 올해 합계 출산율은 1분기 0.97, 2분기 0.87로 전국 평균(1분기 0.81, 2분기 0.7)보다 높다.
장기봉 충북도 인구청년정책담당관은 “전국적으로 출생아 수 감소 폭이 커지는 추세에 있는 걸 고려하면 충북 출산정책이 출생아 수 증가에 도움이 된 것”이라며 “여러가지 정책 중에서도 출산육아수당 1000만원이 큰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국장이 참여하는 인구위기대응 테스크포스(TF)를 수시로 열어 경제·농업·복지 분야 저출산 대책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저출산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대한 문제”라며 “더욱 정교하고 과감한 출산·돌봄 정책으로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충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