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회 격인 전인대는 20일 개막해 오는 24일 폐막하는 전인대 상무위 6차 회의를 소집하며 “관련 임명·면직 안건 심의”를 의제에 포함했다. 지난 8월 29일 중국·아프리카 평화 안보 논단에 참석한 뒤 정치국 집단학습, 국경절 리셉션에 불참하며 사라진 리 국방부장의 면직과 신임 부장 임명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동안 리 부장 후임에 류전리 참모장이 승계한 뒤 창딩추(常丁求·56·상장) 공군 사령관의 참모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다만 연합참모부 참모장은 중앙군사위 위원 직위로 신임 중앙군사위 위원 임명권은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중전회)가 갖고 있다. 20기 3중전회는 아직 개최 여부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허웨이둥 부주석의 국방부장 겸임설의 또 다른 근거는 과거 선례다. 과거 중국 군사지도자 펑더화이(彭德懷), 린뱌오(林彪), 예젠잉(葉劍英), 쉬샹첸(徐向前)이 군사위 부주석 겸 국방부장을 겸임했다. 개혁개방 이후에도 츠하오톈(遲浩田), 차오강촨(曹剛川)이 군사위 부주석과 국방부장을 겸임했다.
2008년 이후부터 군 지휘권 없이 군사외교만 담당하는 국방부장은 군사위 위원 겸 국무위원으로 굳어졌다. 리 부장에 앞서 낙마한 친강(秦剛) 외교부장의 후임에 상급자인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위원회판공실 주임을 겸임시킨 것도 허 부주석의 국방부장 겸임설의 근거다.
신임 국방부장은 오는 29~31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샹산(香山)포럼으로 첫 공식일정을 시작한다. 지난 2006년 시작된 이 포럼은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로 불리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안보 대화체다. 한국은 국방부 차관이 대표로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신임 중국 국방부장과 회견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허웨이둥 부주석은 육군 정찰병 출신으로 오랫동안 구 난징(南京)군구에서 근무했다. 난징군구 부참모장, 장쑤(江蘇)성군구 사령관, 상하이 경비구 사령관, 서부전구육군 사령관, 동부전구 사령관을 거쳐 지난해 20차 당 대회에서 중앙군사위 위원을 건너뛰고 군사위 부주석 겸 정치국위원에 발탁됐을 정도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신임이 두텁다. 시 주석의 과거 근무 지역인 푸젠 기반 정치 세력인 푸젠방(福建幫)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