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계명대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쯤 학교 신축 기숙사에서 지내던 한 학생이 빈대(베드버그)에 물렸다. 이 학생은 학교 익명 게시판에 “9월 중순부터 피부가 이상하게 부풀어 오르고 간지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벌레에 물렸으니 금방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해 며칠을 보냈지만, 얼굴까지 증상이 퍼졌다. 인근 피부과를 찾아 주사를 맞고 약도 처방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간지러움·두드러기·고열 때문에 대학병원을 찾았고 염증 수치가 400이 넘었다”며 “그러다 지난 16일 팔에 기어 다니는 벌레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음료수를 흘려서 베드버그와 곰팡이가 생겼다고 말하는 분이 있었는데, 음식을 먹고 생길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학생이 함께 올린 사진에는 침대 매트리스 커버 위에 있는 빈대로 추정되는 벌레 여러 마리가 찍혀 있었다.
빈대가 나온 기숙사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다. 328실에 남·여 학생 652명이 살고 있다. 계명대 관계자는 “전문가 확인 결과 빈대로 확인돼 기숙사뿐만 아니라 강의실을 포함해 대학 전체를 소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천 사우나에서도 빈대가 출몰해 행정당국이 긴급 조치에 나섰다. 인천 서구는 지난 13일 지역 모 사우나 업체를 점검했다. 한 유튜버가 해당 사우나에서 빈대가 출몰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우나에 들러 매트 아래와 바닥 틈 사이를 살펴봤더니 빈대 성충과 유충 등 8마리를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점검 결과 빈대가 발견돼 이 업체는 경고 처분을 받았다. 해당 사우나는 해외 여행객에게 인기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서구 관계자는 “이 사우나가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정기적으로 목욕시설을 소독하고 부대시설을 청소했다”고 설명했다.
빈대는 납작한 타원형 몸통에 다리가 6개 달린, 몸길이 6~9㎜가량인 곤충이다. 모기·벼룩처럼 포유동물 피를 빨아먹고 산다. 국내에서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교적 친숙한 존재였다. 하지만 1960년대 새마을 운동과 1970년대 DDT 살충제 도입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이후 2007년 12월 서울에서 30대 여성이 빈대 물림 증상을 보여 병원 진료를 받은 기록이 대한기생충학회지에 보고돼 20년 만에 서울에서 빈대가 출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연구진은 뉴저지에서 온 해당 여성 이삿짐에 빈대가 붙어 들어온 것으로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