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중국 자동차 ③ 수소차
사실 중국 내부에서는 수소차 ‘과잉 생산’ 우려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방정부들이 수소차 열풍에 뛰어들고 있어서 중앙정부의 목표치를 뛰어넘었다”며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글로벌 수소 시장이 역성장하고 있어 과잉 생산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올 상반기 11.6% 역성장했다. 수소 생산 기술 개발이 더뎌 연료 가격이 비싼 탓이 크다. 수소차의 ‘심장’이라 불리며 차량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연료전지 역시 비싸다. 또 수소는 안전규정이 까다로워, 충전소 등 인프라 건설이 전기차에 비해 어렵고 비싸다. 그런데도 각국이 수소차에 힘을 쏟는 것은 발전·모빌리티 등 ‘수소 산업’이 미래의 주요 먹거리라서다. 업계에서 내다보는 2050년 수소 산업(생산·활용) 규모는 약 2조5000억 달러(약 3371조원, 신한투자증권)이다.
다른 자동차 강국들은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수소차를 120만 대 보급하고 충전소를 4300곳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놓고 연간 투자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일본 또한 2025년까지 수소차 20만 대, 2030년까지 80만 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에 따라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간 승용차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해온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상용차 중심으로 이를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11월 수소산업 정책을 수정하며 ‘버스·트럭 구매 보조금 확대’ 등 상용차에 더욱 힘을 싣는 방안들을 내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을 분명히 경계해야 하지만, 다행히 기술적으로는 연료전지 등에서 우리가 앞서가는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수소차는 버스·트럭·건설기계 등 상용차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