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마케터 전모(36)씨는 2년 전 요가를 시작했는데 오른쪽 팔이 잘 펴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선 근육이 다쳤다가 회복을 못 한 상태로 업무를 보는 등 혹사한 게 이유 같다고 했다. 건강을 챙긴다고 시작한 요가가 과로와 겹치면서 몸을 상하게 한 것이다. 전씨는 “여전히 오른팔이 불편하지만 일을 쉴 수 없어 견디며 산다”고 말했다.
눈과 관절은 40대를 넘어서며 노화가 두드러지지만 MZ세대(20~30대)도 안심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사무실에 앉아서 노트북을 장시간 쳐다보고,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눈과 뼈의 노화를 빠르게 하고 있다.
20~30대 녹내장 환자, 10년새 21% 증가
대표적인 안과질환인 녹내장의 경우 노화가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 10년간 20~30대 환자가 크게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2년 20~30대 녹내장 환자는 9만2964명이었지만 10년 뒤인 지난해에는 11만2341명으로 약 21% 증가했다.
직장인 최모(36)씨도 직장 건강검진 결과 3년 전 ‘녹내장 의심’ 진단을 받았다. 검진표에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지만 시력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받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과음한 다음날 유독 눈이 침침해지면서 심상찮은 기분을 느낀다. 최씨는 “불안감이 커져서 조만간 정밀검사를 받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윤제문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근거리 초점을 못 맞추는 상태인 ‘노안’과는 구분되지만 녹내장도 엄연히 안구의 노화와 관련된 질병이다. 주로 40대를 넘으면 검사하라고 권하는데 최근 30대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 퇴행성 관절염'이라 불러야 할 판
김지형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긴 시간 컴퓨터 작업으로 어깨가 안쪽으로 말리면서 어깨 주변의 관절막 등이 쉽게 자극 받고 손상되는 20~30대들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강종우 고대 안산 병원 수부외과 교수는 “손목 통증 환자는 과거 40~50대가 다수였는데, 지금은 20~30대가 70%”라며 “입시와 취업 준비, 스마트폰 사용 등 관절에 부담을 주는 행위가 광범위해진 게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