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배우자가 있는 60세 이상 가구에서 맞벌이 가구 비율은 31.1%로 집계됐다. 노인 부부 10쌍 중 3쌍은 은퇴할 나이가 지났어도 남편과 아내 모두 쉬지 않고 일을 한다는 의미다. 2017년(28.9%)과 비교해 5년간 2.2%포인트 증가했다.
고령층이 다시 취업 전선으로 뛰어드는 원인으로는 가장 먼저 ‘생활비 마련’이 꼽힌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고령층 고용률 상승 요인 분석’ 보고서를 보면 ▶자녀로부터 지원받는 용돈 등 사적 이전의 감소와 ▶공적연금·자산소득 대비 생활비의 급격한 증가가 60세 이상 고령자 취업이 증가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실제 50대 이상 중·고령자의 적정 생활비는 부부합산 월 277만원이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103만5205원)을 부부가 모두 받는다 해도 약 70만원이 부족하다. 이마저도 국민연금을 20년 이상 납입한 뒤 퇴직한 가입자들의 평균으로 대다수는 이보다 훨씬 적은 액수를 받는 상황이다. 또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점차 늦어지는 반면 은퇴 연령은 점차 당겨지는 점도 노인 부부의 경제적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2030 청년의 67.9%가 부모 집에 얹혀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쉬고 있는 2030 10명 중 7명이 ‘캥거루족’이라는 의미다.
이 외에 의학 발전으로 수명이 길어진 점도 노인 고용률 증가를 이끈 요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층 부가조사를 해봐도 일하고 싶다는 연령대가 82세까지로 조사된다”고 말했다.
다만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단발성·저임금 일자리만 늘어나는 현실은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석 교수는 “노동력을 공급할 의지가 있는 분들이 많은데 이들을 적절하게 받아줄 그릇이 없다 보니 본인 역량과 맞지 않는 단발적 일자리가 많다”며 “이들이 연속성 있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동시장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