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와 인접한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에 군사 장비와 탄약을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1000개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러시아에 제공했다"면서 러시아가 나진항 부두에서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지난 9월 7∼8일 나진항 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인 모습과 같은 달 12일 러시아 국적 선박인 앙가라(Angara) 호가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각종 시설이 포진해 있는 동부 두나이항에 컨테이너를 싣고 와 정박한 모습이 담겨있었다. 또 10월 1일에는 컨테이너를 실은 열차가 러시아 티호레츠크의 탄약고에 도착한 모습 등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북·중 간 최대 교역 거점이었던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신압록강대교 인근에서는 최근 차량 이동량이 증가하면서 개통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압록강대교는 중국이 22억 위안(약 4077억원)을 투입해 2011년 1말 공사를 시작해 2014년에 완공했지만, 북한이 신의주 방향으로 연결되는 접속도로 건설을 별다른 설명 없이 미루면서 개통이 지연됐다. 이후 간헐적으로 북한이 연결 도로와 세관·방역시설을 건설하는 모습이나 랴오닝성 당국이 교량 안전점검을 진행하는 움직임 등이 포착되면서 일부 외신들이 교량의 개통 가능성을 보도한 바 있다.
위성 사진만으로는 차량 통행의 목적과 목적지를 판단할 수 없지만, 신압록강대교가 수년간 전혀 사용되지 않았던 만큼 이례적인 수준의 통행이라는 게 38노스의 분석이다.
이런 정황은 북·중·러의 밀착을 과시하고 싶은 북한의 속내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러가 밀착하는 와중에도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 등을 고려해 삼각 군사협력 구도에는 선을 긋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북한이 나름의 ‘각개격파식 접근’에 나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이 자신들과 불필요하게 연루되지 않겠다는 중국 측의 분위기가 감지되자 공통 관심사인 경제·무역을 중심으로 관계 회복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라며 "중국이 최근 자국에 수감 중이던 탈북민의 북송에 나섰기 때문에 이를 모멘텀으로 삼아 양국 관계를 한층 더 심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