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자치단체 공무원 초과근무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감 화두로 떠오른 공무원 초과근무
특히 재난 담당 공무원은 태풍·폭우 등 자연재해가 증가하는 7~8월에 초과근무 시간이 급증했다. 실제로 오송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했던 충북도 재난 담당 공무원은 이 기간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이 91시간을 기록했다. 산사태·집중호우 피해가 심했던 경북도 같은 기간 재난 공무원은 74시간 초과근무했다.
중앙 정부도 마찬가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행정 공무원 상당수가 수시로 야근을 했다. 경찰청(36시간)·소방청(26시간)·질병관리청(24.9시간) 등 업무 특성상 상시근무가 필요한 직종은 물론, 기획재정부(22.2시간)·특허청(19.1시간)·금융위원회(16.6시간)도 초과근무가 잦았다.
이로 인해 지급하는 초과근무 수당도 급증세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전국 15개 시도 지방직 공무원 8만9796명은 지난해 총 1718억여원을 받았다. 10개 시도는 상위 1000명 지급액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대구·전남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1인당 평균 초과수당 수령액은 약 191만원이다.
초과근무 공무원이 증가하면서 이번 국감에선 수당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1일 새만금 잼버리에 동원된 지방공무원의 초과근무수당을 중앙 정부가 지급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 “지자체가 해결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15개 지자체, 초과수당 1718억원 이상 지급
문제는 이들 중 일부가 불가피한 초과 근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부서에 근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전시립미술관에 근무 중인 H 씨는 지난해 2216시간을 초과근무하면서 3184만원을 을 받았다.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 직원 I 씨는 3051만원을, 전북도 자치행정국 총무과 직원 K씨는 1959만원을 받았다.
초과근무 수당 부정 수급 문제도 논란이다. 근무 기록을 허위로 입력하거나 주말에 사무실에 나와 일하고 수당을 받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789명이 시간외근무수당을 부당한 방법으로 받았다.
정우택 의원은 “특정 공무원들에게 연간 수천 시간의 초과근무가 필요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면 인사관리 시스템이 잘못됐거나 공무 생산성이 매우 낮다는 의미”라며 “초과근무 기준을 엄격하게 관리해 부당수령을 엄단하고 공직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