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LG 트윈스 왼손투수 함덕주(28)는 지난 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떠올리며 웃었다. 3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LG는 4일 경기 뒤 간단한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더그아웃엔 함덕주, 정우영, 고우석, 문보경, 애덤 플럿코의 유니폼이 걸렸다. 함께 우승을 일궜지만, 부상과 아시안게임 때문에 함께하지 못한 그들도 하나란 의미였다.
함덕주는 "(유니폼을 준비한 걸)아예 몰랐다. 부산에 가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유니폼을 놓아줘서 고마웠다. 그 경기를 끝까지 다 봤다. (주장 오)지환이 형과 동생들에게 고마웠다"고 했다. 처음으로 정규시즌 1위를 경험한 함덕주는 "(함께 못한 건)아쉽지만, 잠실에서 훈련할 수 있어 좋다. 다들 반겨줬다. 엔트리에 없는데도 잠실에서 훈련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다"고 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8월 26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팔꿈치 통증을 느꼈다. 결국 이천 2군 훈련장에서 휴식과 치료, 훈련을 병행했다. 다행히 통증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11월 한국시리즈에는 합류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주부터는 잠실구장으로 나와 훈련했고, 10일 첫 불펜피칭까지 마쳤다. 25개를 던졌고, 체인지업을 3개 정도 섞었다. 그는 "느낌이 좋다. 한 달 밖에 안 됐는데 다른 곳 같은 느낌도 있다. 마운드를 오랜만에 밟아서 좋다"고 말했다.
비록 정규시즌 축배는 함께 들지 못했지만, 최고의 무대가 남아 있다. 함덕주는 "팀도 저도 좋은 성적을 냈지만,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게 아쉽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고, 한국시리즈가 남았다.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해야 성공한 시즌"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