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재료비·인건비 등 여러 요인으로 크루아상·모카크림빵 등 몇 가지 품목의 가격을 10% 정도 올린 바 있다. 정씨는 “빵값을 올리면 손님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 한두 달은 매출이 떨어진다”며 “그래도 또다시 크림빵 가격을 200~300원 올려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과일·채소·해산물 등의 물가를 나타내는 신선식품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4% 상승했다.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16년째 해산물집을 하는 임동욱(54)씨는 “단맛을 내려고 해물 라면 전골이나 해물 무침에 배추를 많이 넣는데 작년과 비교해 가격이 두 배 정도 올랐다”며 “계절적으로 보면 값이 내릴 시기인데 안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추는 가격 변동 폭이 큰 품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소매가 기준 올해 1월 평균 2952원에서 이달 6974원으로 올랐다. 이날 도매가(10㎏ 망 상급) 기준 1만3811원으로 1년 전(10월 10일) 1만3110원에서 5.3%가량 상승했다.
임씨는 “인건비와 기름값이 오른 탓인지 독도·울진 등지에서 공수하는 새우·골뱅이 같은 해산물 가격도 크게 뛰었다”며 “가격은 최대한 고수하고, 양을 조금 줄이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계속 원가 부담이 커지면 인상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주류 출고가 인상 시 판매가를 1000원씩 올리지만 이미 ‘소맥(소주+맥주) 1만원’을 넘겨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술집을 운영 중인 구모(34)씨는 “소주 5000원, 맥주 5500원에 팔고 있는데 또 술값을 올리면 손님들이 너무 자주 올린다고 생각할 것 같다”며 “다만 물가가 계속 오르면 눈치껏 가격표를 바꿔야 할 듯하다”고 전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가격 인상과 관련해 이날 “최종 판매자는 죽어난다” “물가가 다 올라 버티면 오히려 바보 소리 들을 지경” 등 관련 글이 다수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