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은 9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 강당에서 10월 A매치 소집 관련 미디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일본은 강한 팀이다. (경기력에 대해) 존중한다. 하지만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실력 있고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건전한 경쟁 관계를 유지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아시안컵에서 일본과 만나고 싶다. 가급적 결승에서 만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번 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고 한국(26위)보다 7계단 위다. FIFA랭킹 10위권에 진입한 건 지난 2012년(19위) 이후 11년 만이다. 일본 축구는 근래 들어 상승세가 완연하다. 지난 달 A매치 평가전에서 독일(4-1승)과 튀르키예(4-2승)를 연파하며 세계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21년 이후 두 번의 한일전에서 한국은 잇달아 0-3으로 완패했다. 아시안컵에서도 일본은 우승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지는 상대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패배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꾸 맞부딪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미국대표팀을 이끌던 시절을 예로 들었다. “미국 부임 당시 멕시코는 북중미의 맹주를 다투는 라이벌이자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팀이었다”고 언급한 그는 “패배에 대한 부담감을 딛고 멕시코와 맞대결을 지속했다. 결국 멕시코가 미국을 대등한 경쟁상대로 봐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혹여 지더라도 라이벌과 계속 붙어보는 게 우리의 현재 상황을 가장 정확히 이해하는 방법”이라면서 “아시안컵 이후에 일 년에 두 번 정도 일본과 꾸준히 만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에서 8골을 터뜨려 득점왕에 오르며 한국의 금메달을 이끈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활약은 대표팀에 활력소 역할을 할 호재로 평가했다. “정우영은 칭찬을 많이 해주고 싶다”며 운을 뗀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시즌 프라이부르크에서 힘든 시기를 보낸 뒤 새 시즌을 앞두고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한 게 적중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고 칭찬했다.
ESPN 해설위원 등 부가적인 활동을 멈추지 않는 것에 대해선 “축구는 나에게 직업이 아니라 행복이자 기쁨”이라면서 “해설위원 활동은 축구계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현대축구 흐름을 따라가기 위한 방편”이라 말했다.
사타구니 부상을 당해 소속팀에서 출장 시간 관리를 받고 있는 손흥민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출전 시간을 조절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피로도, 몸 상태 등에 따라 훈련량을 줄이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대표팀은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다. 선수들이라면 매 경기 90분을 뛰고 싶어할 것”이라는 말로 자신의 의사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