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은 8일 홍콩 성슈이의 홍콩 골프클럽(파73·6511야드)에서 린시위와 우승을 놓고 다퉜다. 둘은 전날 2라운드까지 11언더파 135타로 동타를 이뤘는데 이날 태풍 고이누가 홍콩 근처로 북상하면서 LET는 마지막 3라운드를 취소하고, 둘의 연장 경기만 치르기로 했다.
고진영과 린시위는 395야드짜리 18번 홀(파4)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고진영은 세컨드 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빠졌지만, 완벽한 어프로치로 이 홀을 보기로 막았다. 3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한 린시위는 투 퍼트로 역시 보기를 기록했다.
둘은 점차 거세진 빗줄기 속에서 다시 18번 홀 티잉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고진영과 린시위는 모두 페어웨이를 지켰다. 그러나 세컨드 샷에서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린시위는 그린 끄트머리를 지켰지만, 고진영의 샷은 그린 오른쪽 벙커로 빠졌다.
LET에서 처음으로 정상을 밟은 린시위는 7만5000달러(약 1억원)를 상금으로 가져갔다. 고진영은 4만5000달러(약 6000만원)를 받았다.
경기 후 만난 고진영은 “마지막 라운드가 모두 취소되고 공동선두끼리 연장을 벌인 적은 처음이다. 색다른 경험이었다”면서 “바람도 많이 불고 비까지 내려 경기 자체는 쉽지 않았다. 결과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을 했다. 역시 빗속에서 플레이한 린시위는 그 먼 거리 버디 퍼트를 넣었다. 정말 멋져서 나도 모르게 박수가 나왔다”고 말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주무대인 고진영은 8월 말 CPKC 여자 오픈 이후 한 달 넘게 휴식을 취했다. 그 사이 열린 3개 대회를 모두 건너뛰고, 이번 대회를 주최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로부터 초청을 받아 필드로 돌아왔다.
고진영은 “샷을 점검할 필요가 있었는데 마침 초청을 받아서 홍콩으로 오게 됐다. 귀국하면 이번 주는 쉬고 19일 국내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매이뱅크 챔피언십을 뛸 예정이다. 이제 올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잘 마무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