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7만전자가 6만원대로 하락한 지난달 19일부터 추석 연휴 전날인 27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5100억원 순매수했다. 7거래일 동안 가장 많이 산 종목이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역시 개인 자금이 2400억원 몰려, 개인 순매수 종목 3위에 올랐다.
증권가는 연내 삼성전자 목표주가가 9만원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7만원대의 벽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14일 올해 가장 비싼 7만3400원까지 올랐지만, 한 달도 안 돼 6만원대로 미끄러졌다. 이후에도 6만원 후반~7만원 초반대에 갇혀 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싸게 살 기회’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유는 세 가지다. 먼저 반도체 기업의 이익과 직결되는 D램 가격이 반등을 보여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에 가장 중요한 3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중반대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만 진정되면 (삼성전자) 주가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다음 주 발표되는 3분기 실적부터 업황 회복의 실마리가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매출은 67조8415억원, 영업이익은 2조2912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이 6685억원에 불과했던 2분기와 비교하면 그나마 한숨 돌릴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가 되살아난 반도체 수요를 억누를 수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삼성전자 주가를 견인하는 건 감산에 의한 공급자 측 요인이 크고 수요 요인은 약하다”며 “주가는 다소 완만하고 느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수퍼사이클(초호황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국채 금리가 치솟는 등 급변하는 거시환경도 불안 요소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경제 선행 지표가 나빠지는 추세라 국내 반도체 주가도 다시 하락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