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전의 정확한 명칭은 ‘17/03 광구 내 LF(Lufeng·루펑) 12-3’이다. 중국 선전에서 약 300㎞ 떨어져 있으며, 크기는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한다. 하루 생산량은 석유 생산 정점을 기준으로 약 2만9500배럴(약 470만L)이다. 이는 국내 하루 석유 소비량의 1% 남짓한 규모다.
이번 원유 생산은 8년 만의 결실이다. SK어스온은 지난 2015년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해양석유집단유한공사(CNOOC)와 광권 계약을 체결했다. 광구 운영권을 확보한 후 지질 조사→물리 탐사 등을 거쳐 2018년 시추에서 원유 발견에 성공했고, 유전 평가→생산시설 건설 등을 마치고 이번에 원유 생산에 돌입한 것이다. 명성 SK어스온 대표는 “이번 원유 생산은 독자적인 운영권 탐사 사업으로, 자체 기술력을 통해 초기 탐사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성공시킨 첫 사례”라며 “자원 확보를 통한 국내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7/03 광구는 정부 에너지 금융 사업의 성공 사례로도 평가된다. 정부는 국내 기업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1984년부터 자원개발 사업을 대상으로 융자지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SK어스온은 이번 원유 생산이 시작되면 정부로부터 받은 융자 원리금을 상환하게 되며, 이후에도 특별부담금의 형태로 일정 기간 정부와 이익금의 일부를 공유한다.
SK어스온의 이번 성과는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부터 이어진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의 유산이다. SK이노베이션은 1983년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 지분에 투자하면서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들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현장 전문가에게 전권을 드리겠다. 책임감을 갖고 회사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결정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SK어스온은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해 자원개발과 탄소 포집·저장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중국·베트남 등 8개국에서 10개 광구와 4개의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하루 생산량은 약 5만2000배럴(석유 환산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