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렸던 아이유(이지은·30) 팬 콘서트의 드레스 코드다. 공연 시작을 한참 앞둔 시간부터 공연장 주변은 각양각색의 아이유들로 북적였다. 화려하고 재치있는 ‘무대 위 스타’부터 수수하고 자연스러운 ‘청춘 이지은’까지, 이 모든 이미지가 모여 ‘아이유다움’이 완성됐다.
이번 공연은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아이유가 데뷔 후 처음 여는 팬 콘서트였다. 아이유는 초기 단계부터 팬들을 위한 기획에 직접 참여했다고 한다. 앞서 팬클럽을 대상으로 한 선예매부터 전석 매진됐고, 35만 명이 예매를 위해 동시 접속하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젊은 세대, 특히 (아이유와 나이가 비슷한) 90년대생들은 아이유의 음악을 내 인생의 사운드트랙처럼 들으면서 자란 세대”라고 짚었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그의 강점은 나이에 맞는 작품을 꾸준하게 내놓는다는 점”이라면서 “워낙 어렸을 때부터 활동했음에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살씩 나이를 먹어가며 느낀 감정과 생각을 노래에 세심하게 반영해 왔다”고 말했다.
2년 뒤 발매한 정규 4집의 타이틀곡 ‘팔레트’를 통해선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이라는 가사처럼 차분하게 스스로에 대해 탐구하는 20대 중반의 모습을 표현했다. 그로부터 4년 뒤 정규 5집으로 돌아온 그는 타이틀곡 ‘라일락’에서 20대의 끝을 “하이얀 우리 봄날의 climax(클라이맥스)”로 표현하며 멋지게 추억하자고 외친다.
‘롱런 가수’로서 아이유의 또 하나의 강점은 세대 통합이다. 김 위원은 “아이유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중형 가수”라면서 “아이돌 등 팬덤형 가수들은 주로 10~20대 특정 연령대만 음악을 소비하지만, 대중형 가수는 포용하는 연령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 쉽게 차트에서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덕배, 산울림, 양희은, 김건모, 김완선 등 한국 대중 가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선배 가수들의 곡을 리메이크한 ‘꽃갈피’ 앨범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젊은 층은 물론 원곡을 익히 들어왔던 중장년층에게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대중 가수로서 세대를 아우르는 영리한 접근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치열했던 20대를 보내고, 15주년과 함께 30대를 맞이한 아이유는 새로운 앨범을 준비 중이다. 최근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유는 “항상 큰 공백기 없이 앨범을 내왔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 2년 정도 개인 앨범이 없었다”면서 “지금 작업물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정말 마음에 든다. 다음 앨범은 ‘욕망’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