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해임을 ‘증거인멸’로 본 檢…백씨, 부담 느꼈나
백씨가 심적 부담을 느낀 배경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26일 이 대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백씨는 불법 대북송금 관련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대표가 연루됐다’고 진술하는 걸 막기 위해 기존 변호사를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사법 방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검찰은 백씨의 언행을 이 대표의 증거인멸 정황으로 보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백씨는 이 전 부지사가 방북 비용 300만 달러에 대해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이 검찰 압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7월 25일 재판 때 “검찰이 회유하고, 저 분(이 전 부지사)은 변호사에게 놀아났다”며 당시 변호인 해임 신청서를 냈다. 이 전 부지사가 “내 의사와 다르다”고 하자 방청석에서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같은 날 민주당엔 편지를 보내 “사랑하는 민주당원 동지 여러분께. 남편을 아무도 못 도와주게 검찰이 고립시키고 있다”며 “저와 남편은 이 대표님을 존경한다. 남편이 흔들리지 않고 잘 견뎌내도록 도와달라”고도 했다. 이후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들이 잇따라 사임하며 재판이 공전을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친명계 박찬대 민주당 최고의원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다만 박 최고위원은 “이우일 용인갑 지역위원장과 얘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저를 바꿔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檢 “배우자가 남편 아닌 정당 대변”
그러면서 이 전 부지사가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관련한 내용을 이 대표에게 보고한 정황을 제시했다. 2019년 7월 이 전 부지사가 “방북을 위해선 통상 북에서 의전 비용을 요구하는데, 그전에도 현대아산에서 비즈니스적으로 방북 비용을 처리해준 예가 있다”며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현재 대북사업을 하고 있어 (이재명) 지사님의 방북 비용까지 비즈니스적으로 처리할 것이다”라고 보고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