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얘기는 아니다. 중국은 2017년 국제 유력 학술지 논문 수에서 미국을 추월했다.(미국 국립과학재단 발표) 질적으로도 손색없다. 중국은 작년 세계 상위 1% 피인용 과학기술 논문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일본과학기술정책연구소) 네이처 집계는 이를 확인했을 뿐이다.
2021년 세계 AI 논문의 40%가 ‘메이드 인 차이나’였다.(미국 스탠퍼드대 ‘AI 인덱스 리포트’) 2위 미국은 10%에 그쳤다. 지금 중국 학계의 관심사는 우주개발, 반도체, 양자 컴퓨터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분야 중국 논문이 급증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
미·중 갈등은 양국 R&D 경쟁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8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과학 스파이’를 몰아내겠다며 ‘차이나 이니셔티브’ 정책을 추진했다. 이 조치 이후 미국에서 활동하던 유력 중국인 과학자들이 대거 귀국길에 올랐다. 2021년에만 2621명이 보따리를 쌌다. 중국 논문이 급증한 것은 이들 ‘물 건너온 거북이(海龜)’의 공이 크다. 중국은 창업자금, 주택, 자녀교육 등의 지원 프로그램을 짜 놓고 ‘바다거북이’를 유인한다.
중국은 청년 과학자에 주목한다. 지난달 과학기술 지원의 45% 이상을 청년 연구원(학자)에게 할당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청년 과학기술 인재 배양 및 활용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덕택에 ‘중국 R&D센터’에서는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국가의 핵심 연구 사업에 참여하는 연구원의 80% 이상이 45세 이하 청년 과학자들이다.(중국 과기부 통계) 이들이 지금 달 탐사를 기획하고, AI를 연구하고, 차세대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R&D 예산 축소로 논란이 일고 있는 우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