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임기 마치는 김명수 "지연된 정의로 국민 고통받아선 안돼"

중앙일보

입력 2023.09.22 13:40

수정 2023.09.2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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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22일 퇴임식에서 “국민이 재판에서 지연된 정의로 고통을 받는다면 우리가 추구해온 가치들도 빛을 잃게 된다”며 최근 문제가 된 ‘재판 지연’ 문제의 해결을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 구성원들을 향해 “‘좋은 재판’은 국민이 이를 체감하고 인정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의 저력은 최근 사법부에 제기되고 있는 ‘재판 지연’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발휘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다만 “정의의 신속한 실현도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가치이지만,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러야 한다는 우리의 방향도 결코 되돌릴 수 없다”며 조화와 균형을 위해 끊임없이 탐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법관들을 향해 “법관의 독립은 사법부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며 “독립된 법관만이 사법부와 재판의 독립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기 중 성과로는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축소’를 꼽았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 행정의 재판에 대한 우위 현상은 사법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됐고 법관의 내부적 독립도 한층 공고해졌다”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대법관,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대법원장은 퇴임 소회를 밝히며 “지난 6년간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사법부로 거듭나고자 대법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저의 불민함과 한계로 인해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저는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또 국민에게는 “모든 허물은 저의 탓으로 돌려 꾸짖어주시되 오늘도 ‘좋은 재판’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법부 구성원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김 대법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후임으로 사법 개혁의 과제를 안고 2017년 9월 25일 대법원장에 취임했다.  
 
김 대법원장의 임기는 이달 24일까지로, 후임으로 지명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