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6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9.8% 증가했다. 수입액은 364억 달러로 같은 기간 1.5% 감소했다. 20일간 무역적자는 4억9000만 달러 쌓였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242억7000만 달러(약 32조6000억원)로 늘었다.
품목별로는 승용차(49.1%)·선박(73.9%) 등의 수출이 1년 전보다 크게 늘면서 호조세를 보였다. 미국(30.5%)과 유럽연합(EU·32.7%), 베트남(14.3%), 일본(12.2%) 등 주요 국가로의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 폭을 기록한 것도 긍정적 신호다. 1위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했고, 최대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액도 같은 기간 9% 줄었다. 그러나 지난달(반도체 -21.2%, 중국 -20%)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뚜렷하게 둔화했다.
다만 장밋빛으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조업일수(지난해 13일, 올해 15.5일)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7.9% 감소했다. 지난해는 9월 초·중순에 추석 연휴가 끼어있었기 때문이다. 또 오는 28일부터 6일간 길게 이어질 추석 연휴에 앞서 각 기업이 수출 물량을 미리 내보내면서 이달 중순까지의 실적이 개선됐을 수 있다.
수출이 늘어난 동시에 수입 감소세가 크게 줄면서 무역수지는 소폭이지만 적자를 찍었다.
지난달 -22.8%였던 전체 수입 감소율이 한 달도 안 돼 확 달라진 데엔 ‘원유 리스크’가 크게 작용했다. 20일간 원유 수입액은 54억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 증가했다. 올 1월부터 꾸준히 이어졌던 ‘마이너스’(-) 행진이 멈추는 모양새다. 지난달 원유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40.3%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반등이다.
이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훌쩍 넘기면서 고공 행진하는 탓에 원유 수입 단가도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 감산에 따른 공급 부족 등으로 18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유(WTI)·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무역흑자를 찍었지만, 원유 수입이 빠르게 늘어나면 향후 무역수지도 불안해진다. 원유는 전체 수입액의 12.3%(지난달 기준)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 품목이라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