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대외 혁명"
김정은은 지난 10일 평양을 떠나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후 전투기 생산공장을 방문하고 태평양함대를 시찰하는 등 일정을 소화했다. 김정은의 전용 열차는 최고 속도가 시속 60㎞ 정도로, 지난 18일 새벽 북ㆍ러 국경을 통과했지만 평양에 도착하기까지 이틀 가까이 걸렸다.
정찰위성 도전 박차
김정은이 러시아까지 가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우주 기술 이전을 사실상 약속 받은 마당에 또 발사에 실패할 경우 최고지도자로서의 위신이 서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 8일 소위 '전술핵공격잠수함'을 처음으로 진수했다고 밝혔지만, 합참은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신무기 개발 성과를 무리하게 과장해 선전하는 북한식 '기만술'이 최근 속속 탄로나는 가운데, 그간 공들이던 정찰위성마저 세 번 연속으로 연거푸 실패할 경우 체면을 구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북한은 위성 본체의 기능 보완과 시험 설비 확보 등 분야에서 러시아와 후속 협력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성을 궤도까지 싣고 나가는 발사체 기술 이전의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 아무리 국제 규약을 대놓고 거스르고 있는 러시아라고 해도 북한과 협력하는 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소위 정찰위성은 위성체의 기능, 모의 훈련 환경, 실험 장비 등에서 모두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러시아가 쓰던 위성체 모형을 제공해서 북한이 베낄 수 있도록 하거나 러시아의 실험 장비를 제공하고 북한 과학자들을 러시아로 비공개로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선 재발사 시기를 연기하며 만전을 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中 당기기 나설 듯
특히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진행되는 만큼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을 필두로 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로는 5년 만에 처음으로 이번 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파견했지만, 대표단을 파견한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고위급 대표단이 항저우에 갈 경우 러시아와 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북ㆍ중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추가 도발 준비하나
다가오는 '쌍십절'(북한의 노동당 창건 기념일, 10월 10일)도 추가 도발의 명분이 될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쌍십절에 관영 매체를 통해 김정은이 '전술핵 운용 부대'의 군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알리며 대남 위협 수위를 높였다. 더 나아가 한ㆍ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이 오는 11월쯤 실시되면 이에 따른 북한의 반발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