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런가? 참으로 다행인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게 다 잘 끝났던 것은 아니다. 해외여행이라는, 반드시 하지는 않아도 되는 행위가 어려웠다는 사실은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행위가 더 어려웠으리라는 점을 암시한다. 누군가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으리라. 누군가는 기저 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시설에 갇혔으리라. 누군가는 집안에서 보호자에게 학대당했으리라.
『우리의 상처가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2023)를 쓴 연구자들은 말한다.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난은 발생한다. 그 속에서 어떤 이들은 세상을 떠나가고, 다른 이들은 그 지워진 존재들의 채울 수 없는 빈자리 위에서 살아가게 된다. 재난을 통과하고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책임이 있다.” 점점 더 많은 재난이 찾아올 테고, 그만큼 책임도 더 커질 것이다. 전염병, 홍수, 태풍, 폭염, 그렇게 이어질 재난 속에서 누구도 누락되지 않도록 능숙해져야 할 것이다. 산통을 깨는 말이지만, 재난은 끝나지 않았기에.
김겨울 작가·북 유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