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넘을 산 많아"
진 센터장은 개회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과감한 결단을 하면서 한ㆍ일 관계가 굉장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아직도 양국이 협력해 넘어야 할 산은 많다"며 "주로 젊은 연령대의 학자ㆍ언론인으로 구성된 이번 포럼을 통해 양국 간 현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사는 축사에서 "한ㆍ일 관계가 정상화 궤도에 들어섰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며 "양국 관계가 다시 최악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무엇을 해야 할지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며, 양국 국민이 직접 관계 개선에 따른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사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한ㆍ일 공동선언(21세기의 새로운 한ㆍ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 다음 달 25주년을 맞는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또 한 번의 향후 25년을 어떻게 맞아야 할지 담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월드컵 공동개최 제안도
이어 양국 관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김 총국장은 "정치 의존적 유대 관계를 업그레이드해 '제도화'해야 한다"며 "1963년 독일과 프랑스 간 엘리제 조약에 준하는 '한ㆍ일 새 시대 선언' 등 진취적 내용의 선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총국장은 "한ㆍ일이 공동의 '모티베이션'(동기부여)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2030 월드컵 한ㆍ일 공동 개최'도 제안했다.
같은 세션에서 '지속 가능한 한ㆍ일 협력을 위한 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사사가세 유지(篠ヶ瀨祐司) 도쿄신문 외보부장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최근 정상회담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국가가 한국"이라며 "최고위급인 정상이 만나자 장관급 회담도 늘었고 양국 국민 간 인적 교류도 확연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인들도 한ㆍ일 관계와 관련해 각자 국내 일각에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의견도 용기 있게 얼굴과 이름을 내걸고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당초 발제를 준비했지만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하코다 테츠야(箱田哲也) 아사히신문 기자는 참석자들과 사전에 공유한 발제문에서 "만약 언론인이 한ㆍ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보도에만 집중하거나 반대로 관계를 악화할 수 있는 보도를 자제한다면 이는 애초에 언론의 존재나 역할에 대한 인식에 오류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사실관계가 분명한데 한ㆍ일 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보도 내용을 조정해선 안 되며, 정확한 인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보도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ㆍ러 밀착 '우려' 목소리
또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사실을 거론하며 "전쟁 이후 북ㆍ러 양국이 서로에게 아주 큰 의미로 다가오게 됐다"며 “북한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 세계가 대립하는 구도를 활용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가 당분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지위를 의식해 "최소한 대놓고 결의 위반 행위를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여전히 신냉전 구도에 신중한 중국이 최근 북ㆍ러 밀착 구도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지난 7월 북한의 소위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을 계기로 북측에 전달한 연설문을 통해 '소련의 6·25전쟁 참전'을 공식 언급한 것과 관련해 히라이와 교수는 "앞으로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