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인간이 초래한 오염과 파괴로 인해 9가지 지구 위험 한계선 가운데 6개가 무너졌다. 이번 연구에는 덴마크·독일 등 8개국 29명의 과학자가 참여했으며 2000건가량의 연구를 바탕으로 지구의 상태를 진단했다. 9개 지표는 ▶기후변화 ▶미세플라스틱 등 신물질 ▶성층권의 오존층 파괴 ▶대기 중 에어로졸 농도 ▶해양 산성화 ▶생물과 지구의 화학적 순환 ▶담수 사용량 ▶토지 사용의 변화 ▶생물권 보전(생물 다양성)이다. 연구팀이 위험 한계 9개 지표를 모두 분석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 중 6개 지표에서 위험 한계선을 이미 초과한 것으로 연구팀은 판단했다. 가장 먼저 자연 파괴로 수많은 야생 동물이 멸종하면서 19세기 후반 이미 생물권 보전의 경계가 무너졌다. 1980년대에는 온실가스 배출의 증가로 기후 변화가 안전한 경계선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살충제와 미세플라스틱 등 인간이 창조한 신물질로 합성 오염의 경계가 안전한 수준을 돌파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요한 록스트룀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공동 소장은 “가장 큰 골칫거리는 기후 위기와 생물 다양성 위기”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반드시 재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경고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계점을 넘으면 지구의 불안정한 환경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캐서린 리처드슨 코펜하겐대 교수는 “지구를 심각한 고혈압 환자로 볼 수 있다. 심장 마비가 왔다는 건 아니지만, 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