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폼페이우스·키케로·크라수스·안토니우스·브루투스·카시우스·옥타비우스 같은 영걸들이 같은 시대를 각축했는데, 그 가운데 가장 훌륭한 유산을 남긴 인물은 ‘소(少) 카토’로 불리는 마르쿠스 포르키우스 카토(BC 95~46)였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카토는 집정관에 당선돼 카이사르가 꿈꾸던 왕정을 끝까지 저지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마지막 결전에서 패배했다. 더 싸울 여력이 있었지만 자기가 끝까지 버틸 경우 나라가 내란에 빠질 것이 확실해지자 스스로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내란이 독재보다 더 국민을 힘들게 한다”고 생각했다. 카이사르는 패배한 카토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카토는 자기가 살아 있는 한 조국이 어려움에 빠지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자살의 길을 선택했다. 부하들이 자살을 막으려고 했으나 카토는 남들이 잠든 사이에 할복했다. 죽기 전에 그는 플라톤의 『영혼(Phaedo)』을 읽은 다음 코를 골며 잠들었다가 일어나 자살했다. 그는 죽으며 아들에게 “정치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나라 안이 어지러우면 밖에서도 되는 일이 없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복룡 전 건국대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