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에 과학 열풍이 불 때, 그 나라의 빛나는 성공신화가 완성됐다. 19세기 영국, 20세기 초 유럽, 2차대전 후 미국이 그랬다. 우리나라도 1980년대 대입 최고 성적의 학생들이 물리학과나 공과대를 지원했다. 인도가 무서운 건 14억 내수 시장이 아니라, 과학자를 꿈꾸는 수많은 학생의 열정이다.
TV에서도 먹방이나 트로트 경연보다, 과학프로가 나온다면 어떨까. 미국이 우주시대를 주도하던 1980년대 칼 세이건의 TV시리즈 ‘코스모스’는 많은 과학 키즈를 키워냈고, 또 이들이 현재 세계의 과학을 이끌고 있다.
과학대중서가 진화하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토비아스 휘터)로 독서모임을 하는 날, 분위기는 어느 소설 때보다 뜨거웠다. 영화 ‘오펜하이머’의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길 없는 길에도 끝없이 지원하는 정부의 신념과 ‘선진국’의 자격을 봤다. 우리나라의 R&D 연구지원금 삭감 소식이 아프다. 유튜브 과학영상들의 수십, 수백만 조회수를 보며, 대중의 높은 지적 호기심이 얼마나 채워지지 못해왔는지를 절감한다.
과학은 동사다. 나 과학해, 넌 과학하니? 누가 이미 모든 발명은 이루어졌다고 하는가? 과학은 지금 현재진행형이다.
이안나 성형외과 전문의·서점 ‘채그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