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3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아시아의 복병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 평가전을 치른다. 앞서 웨일스를 상대로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한 것을 포함해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치른 5경기에서 무승(3무2패)에 허덕이는 처지라 승리가 절실하다.
역대 외국인 사령탑을 통틀어 부임 직후 5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건 클린스만 감독이 유일하다. 벌써부터 축구계 안팎에서 “사우디에게 패할 경우 선장 조기 교체를 바라는 목소리가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감독 자신은 10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내가 일을 잘 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모든 기준은 2024년 1월에 열리는 카타르 아시안컵이 되어야 한다. 나는 자신 있다”며 당장의 성적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더불어 현재의 업무 시스템에 변화를 줄 생각이 없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국가대표팀 감독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언급한 그는 “내가 한국을 떠나 집(미국 캘리포니아)이나 유럽에 머물 때도 내 업무의 90%는 대표팀 관련 일들이다. 개인적인 용무는 10% 정도”라 해명했다.
당분간 계약 조건 및 근무와 관련한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코앞으로 다가온 사우디와의 A매치 평가전이 클린스만호의 운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 9일 코스타리카(46위)에 1-3으로 완패했다. 최근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전 맨체스터 시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A매치 연패 부진이 5경기까지 이어졌다. 근래 들어 흔들리는 사우디의 흐름을 감안하면 맞대결에서 승리 이외의 결과는 클린스만호에게 실패다.
사우디와의 맞대결에서 어떤 흐름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의 여부가 클린스만호의 향후 행보에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사우디 부진의 고리를 끊어내야 하는 만치니 감독 또한 상황은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