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밀려서 차지한 요소

중앙일보

입력 2023.09.1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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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1국〉 ○ 최정 9단 ● 신진서 9단
 

장면 3

장면③=최정과 신진서는 한국바둑의 축복이다. 중국에 밀리고 시달리던 어느 순간 홀연히 등장해 막혔던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이 두 사람이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만난 것은 기적이다. 영원불멸의 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흑1로 늘면 백2로 차단하고 싶다. 순간 AI는 A의 곳을 파랗게 물들인다. 신진서는 그러나 3으로 낮게 달린다. 수비적인 자세다. 최정도 4로 비켜선다. 탐색전인가. 조심스럽다. 강렬하게 전의를 드러내지 않는다.
 

AI의 추천

◆AI의 추천=AI는 흑1의 꼬부림을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이후 흑9까지 화려하게 국면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것이다. 신진서가 이정도 수순을 모를 리 없다. 그러나 이게 좋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오늘은 천천히 가고 싶은데 바둑이 급해지고 사나워진다는 것도 부담이다.


실전진행

◆실전진행=좌변 일대가 어지럽지만 두 대국자는 어디를 둬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 그래서 흑1로 큰 곳을 두자 백도 2로 따라간다. 흑3에 백4는 고심의 한수. 그러나 이 와중에 흑은 밀려서 5의 요소를 차지하게 됐다. 묘한 장면이다. 백4도 5 자리가 좋았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