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는 남녀 선수들이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중국 항저우의 웨스트 레이크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나흘간 샷 대결을 벌인다. 남자부에선 조우영과 장유빈 그리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시우(28), 임성재(25)가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여자부는 유현조(18)와 임지유(18), 김민솔(17)이 출전한다.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성적으로 정해지는 금메달은 모두 4개다.
아시안게임을 앞둔 둘은 막바지 담금질이 한창이었다. 대회장과 훈련장을 오가며 서로 부족한 부분도 채워주고 있다. 조우영은 “평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료가 (장)유빈이다. 거의 가족이라고 보면 된다”고 웃고는 “유빈이는 어릴 때부터 해당 학년에서 톱이었다. 지금도 내가 옆에서 많이 배운다”고 동생을 먼저 치켜세웠다. 그러자 장유빈은 “처음에는 (조)우영이 형과 쉽게 친해지지는 못했다. 둘 다 금세 마음을 터놓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됐다”고 했다.
조우영과 장유빈은 올 시즌 골프계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아마추어 유망주들이다. 아직 프로로 데뷔하지 않았지만, 벌써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먼저 조우영은 4월 골프존 오픈을 제패해 코리안 투어 통산 10번째 아마추어 우승자가 됐다. 또, 장유빈도 지난달 군산CC 오픈 정상을 밟아 아마추어 돌풍을 이어갔다.
조우영은 모든 샷에서 부족함이 없는 이른바 육각형 골퍼다. 드라이브샷부터 아이언, 퍼트까지 골고루 뛰어난 능력을 갖췄다. 가끔씩 흔들리는 멘탈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지난 프로 무대 우승으로 이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장유빈은 타고난 장타력과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으로 경쟁자들을 긴장시킨다. 유일한 약점으로 통했던 퍼트는 올해 태국 전지훈련을 통해 많이 보완했다.
한국 남자골프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김민휘(31)가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고, 단체전 금메달까지 휩쓸었다. 그러나 이후로는 금맥이 끊겼다. 직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오승택(25)의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동메달로 만족해야 했다. 대신 일본이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아직은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이들에겐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바로 김시우와 임성재다. 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둘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후배들과 함께 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조합이 뛰어나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우영과 장유빈은 “선배님들의 존재감은 이번 투어 챔피언십(30명만 출전하는 플레이오프 최종전)으로 증명되지 않았나. 이렇게 멋진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면서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2010년 이후 갖지 못한 금메달을 꼭 되찾아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