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그물 걸려 발버둥" 제주 앞바다 멸종위기종 바다거북 운명

중앙일보

입력 2023.09.05 01:17

수정 2023.09.05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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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귀포 운진항 해상에서 발견된 폐그물에 걸린 매부리바다거북. 사진 서귀포해양경찰서

 
멸종위기종의 어린 매부리바다거북이 제주 앞바다에서 폐그물에 걸린 채 죽을 위기에 처했으나 무사히 구조됐다.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는 지난 3일 오전 9시 40분쯤 대정읍 운진항 서방파제 20여m 해상에서 그물에 걸린 매부리바다거북을 구조했다고 4일 밝혔다. 
 
구조 당시 거북은 폐그물에 다리와 몸통이 걸린 채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물에는 폐나무 조각 등 쓰레기도 함께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그물을 절단해 거북을 구조했다. 조사 결과 이 거북은 길이 30㎝, 폭 26㎝, 무게 5㎏ 가량의 매부리바다거북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불법 포획의 흔적이나 다친 곳이 발견되지 않아 해역으로 이동해 풀어줬다. 
 

서귀포해양경찰서 경찰관이 그물을 절단해 거북이를 구조하는 모습. 방생에 성공했다. 사진 서귀포해양경찰서

 
매부리바다거북은 열대성 종으로 위턱 앞 끝이 매의 부리처럼 뾰족해 이렇게 불린다. 등갑의 가장자리는 톱니 모양으로 뾰족해 다른 바다거북과 쉽게 구별되고, 바다거북 중 가장 화려한 몸 색깔을 지녔다. 
 
해양수산부는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종으로 관리되는 매부리바다거북을 2012년부터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서귀포해경 관계자는 “최근 5년 동안 바다거북이 사체로 발견된 적은 있지만 살아있는 거북이가 발견돼 구조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