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제전’이 보여주는 야만적인 춤과 파괴적인 음악은 당시 관객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오케스트라의 금관악기는 비명을 내고, 플루트는 ‘푸드득’ 하고 혀 차는 소리를 내며, 클라리넷은 비명을 지르고, 튜바는 뱃고동처럼 거친 소리를 냈다. 연주자들은 악기마다 다른 리듬 때문에 쩔쩔맸으며,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박자 때문에도 애를 먹었다.
그렇다면 당시 사람들은 왜 이렇게 격렬하게 ‘봄의 제전’에 저항했을까. 그것은 이 작품이 우리가 이제껏 익숙하게 보고 들었던 것들을 과감하게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음에 이렇게 관객들의 반감을 불러 일으켰던 ‘봄의 제전’이 오늘날에는 20세기 예술에 일대 혁명을 가져온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익숙한 것을 파괴해야만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 새로운 도전은 늘 격렬한 저항에 부딪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덧 그것이 자연스럽고 익숙한 것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의 역사는 무수한 반동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진회숙 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