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9월부터 부모가 미성년 자녀통장을 비대면 방식으로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우리은행도 지난 7월부터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미성년 자녀의 계좌를 개설하려면 부모가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신분증, 가족관계증명서 등 필요서류를 제출해야만 했다.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을 개편하면서 비대면 자녀 계좌 개설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의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태어나 알파세대라고 불리는 초등학교 4~6학년생 10명 중 6명(61%)은 첫 금융거래를 할 때 부모와 같은 시중은행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Z세대(1990년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로 분류되는 중·고등학생은 부모보다 또래 집단의 영향을 더 받으면서 선호하는 금융회사가 달라졌다. 처음 거래를 시작한 곳이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청소년 특화 어플리케이션인 유스앱이라는 응답이 46.2%로 시중은행(47.8%)과 비슷했다.
인터넷은행들이 선제적으로 내놓은 청소년 전용 용돈관리 서비스나 선불 충전카드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선불 충전카드는 계좌가 없어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대부분 일 50만원·월 200만원 한도 내에서 온·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고, 교통카드로도 쓸 수 있다.
카카오뱅크에 맞서기 위해 시중은행들도 ‘아이부자(하나은행)’ ‘리브 넥스트(KB국민은행)’와 같은 청소년 전용 금융 앱을 출시하고 각종 금융 혜택을 늘려가고 있다. 아이부자는 2021년 6월 출시 후 2년 만에 가입자 수 110만 명을 돌파했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선 알파부터 Z세대까지 시기별 변화 관리로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