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거세게 맞붙는 정율성 논란 한복판, 박 장관이 연일 총력전을 펴고 있다. 애초 정율성 이슈를 수면 위로 올린 사람이 박 장관이다. 광주시가 48억원을 들인 이 사업은 2020년 5월 발표된 이래 조용히 진행됐고 올 연말 완공을 앞둔 상태였다. 그런데 박 장관이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북한의 애국열사능이라도 만들겠다는 것이냐”라고 알리면서 정국의 화두가 됐다.
이후 광주 태생의 정율성이 ▶한국 전쟁 때 울려 퍼진 북한군·중공군 군가를 작곡하고 ▶중공군으로 참전해 서울의 유물을 탈취했으며 ▶중국인으로 생을 마친 후 중국의 영웅으로 불린다는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광주시가 정율성로(路), 정율성 동요제 등을 이어왔다는 점도 알려졌다.
여권에선 “박 장관의 이슈 파이팅이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율성 논란이 구도상 여권이 불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 22일 이후 정율성 관련 공식 논평만 봐도 국민의힘은 6개를 쏟아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단 한 번도 정율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일련의 박 장관 행보가 평소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진영 간 평가가 엇갈리는 백선엽 장군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친일반민족 행위자’라고 낙인찍은 기록을 삭제하고,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설립에도 앞장선 모습이 윤 대통령의 의중과 맞닿아 있을 거란 얘기다. 마침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윤 대통령의 검찰 시절부터 최측근이었고 내각 입성 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원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과 관련해 방어보다는 공격으로 국면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박 장관이 가세해 ‘스리톱 체제'가 형성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친윤계 의원은 “세 장관이 윤석열 정부의 정책과 기조를 경쟁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스타 장관’의 출현을 주문했던 게 이런 효과 때문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우려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어떻게 보면 서울대 검사 출신 장관이 눈에 띄려 충성 경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비윤계 의원 역시 “세 장관의 전투력이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되겠지만, 외연 확장에 기여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