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홈페이지는 29일(한국시간) 2년 만의 US오픈 복귀전에서 노박 조코비치(36·세계랭킹 2위·세르비아)가 선보인 압도적 실력을 이렇게 표현했다. 2번 시드 조코비치는 이날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알렉상드르 뮬러(26·세계 84위·프랑스)를 1시간35분 만에 3-0(6-0 6-2 6-3)으로 완파했다. 조코비치는 단 한 차례 위기도 없었다.
마치 연습 경기를 하듯 여유로운 움직임이었다. 뮬러는 사력을 다해 맞섰지만, 조코비치의 기량에 한참 못 미쳤다. 경기장을 찾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도 그의 플레이에 감탄했다. 로이터는 "US오픈에 돌아온 조코비치는 무자비했다"고 전했다.
조코비치가 US오픈 코트를 밟은 건 2년 만이다. 그는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았는데, 미국 방역 당국이 백신 미접종 외국인의 입국을 불허하면서 2022 US오픈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다 미국 방역 당국이 지난 5월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외국인도 입국할 수 있도록 방역 방침을 완화하면서 올해 대회 나서게 됐다. 이날 경기는 앞서 열린 경기와 행사가 늦어지면서 현지시간으로 자정 가까이 돼 시작해 이튿날 새벽에 끝났다. 조코비치는 "경기 시간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다시 이 코트를 밟을 생각에 설렜다"면서 "오늘 경기력을 통해 내 마음속 즐거운 감정이 잘 드러났을 것이다. 무결점 경기라고 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최근 '윔블던 쇼크'에서 벗어났다. 지난 21일 신시내티 오픈 결승에서 3시간49분 혈투 끝에 알카라스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윔블던 패배를 설욕했다. 맞대결 전적도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이번 대회 톱 시드 알카라스와 조코비치는 결승에서 맞붙는 대진이다. 조코비치는 "지금은 대회 초반이다. 현재 (좋은) 경기력을 마지막까지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세계 104위)는 같은 날 크리스토퍼 유뱅크스(세계 30위·미국)에게 1-3(3-6 4-6 6-0 4-6)으로 패해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 경기는 권순우가 6개월 만에 치른 부상 복귀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