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만 있다면 이혼도 할 수 있다”는 청년층 비중이 10년 새 “이혼만큼은 안 된다”는 비중을 앞질렀다. 동거는 긍정적으로, 결혼·출산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중도 늘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좇는 경향은 강해졌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변화’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는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결혼·출산·노동 등 이슈와 관련한 최근 10년간 가치관의 변화를 추적했다. 일명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의식 변화를 들여다본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은 이혼·동거에 대해 과거보다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이유가 있다면 이혼도 할 수 있다”고 답한 비중이 2012년 13.1%에서 지난해 24.1%로 늘었다. 반면 “이유가 있더라도 이혼만큼은 안 된다”고 답한 비중은 같은 기간 38.5%→14.9%로 줄었다. 2018년부터 두 답변에 대한 비중이 역전했다. “결혼하지 않더라도 동거할 수 있다”고 답한 비중은 같은 기간 61.8%→80.9%로 늘었다.
이혼한 경우 재혼에 대한 생각도 자유로워졌다. “재혼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답한 비중은 같은 기간 67.5%→76.3%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재혼을 해야 한다”라거나 “재혼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중은 같은 기간 18.5%→4.7%로 줄었다.
반면 결혼·출산에는 마음을 닫았다.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56.5%→36.4%로 줄었다. 전체 연령 평균(50%) 대비 13.6%포인트 낮다. “결혼하더라도 자녀를 가질 필요 없다”는 응답은 2018년 46.4%에서 지난해 53.5%로 늘었다. 결혼을 통해 자녀를 낳는 경우가 대부분인 현실을 고려할 때 저출산을 가속할 수 있는 요인이다.
청년이 직업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2021년 기준 수입(35.8%), 안정성(22.1%), 적성·흥미(19.1%), 근무환경(9.8%) 순이었다.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중이 10년 새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19~24세 청년은 25~34세 청년과 달리 직업을 선택할 때 적성·흥미(24.2%)를 안정성(19.9%)보다 중요하다고 꼽았다. 선호하는 직장은 같은 기간 국가기관(27.7%), 대기업(19.6%), 공기업(19.3%)→공기업(23.2%), 국가기관(20.8%), 대기업(20.2%) 순으로 바뀌었다.
피트니스 인구가 늘고 ‘바디 프로필’ 촬영이 인기를 끄는 등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 때문일까. 스스로 “건강 상태가 좋다”고 응답한 비중이 2012년 59.1%에서 2022년 71.2%로 늘었다. 반면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한 비중은 같은 기간 76.9%→63.6%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