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조사에서 "혼자서 술을 마셨고 자해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또 인질을 붙잡지는 않았지만, 경찰과 대치하던 중 “어머니와 외삼촌을 불러달라”, “소주를 사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경찰과 대치하는 와중에도 호프집에서 포장해간 치킨과 소주를 먹었다.
경찰은 현장에 특공대원 21명과 강력팀 등을 투입했다. A씨가 흉기로 자신의 가슴을 겨누며 자해하겠다고 위협함에 따라 테이저건(전기충격기) 등 진압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대화로 설득한 뒤 제압했다.
경찰은 A씨가 양손에 든 흉기 2개와 가방 안에 있던 6개 등 모두 8개의 흉기를 압수했다. 흉기는 A씨가 호프집 앞에 주차했던 자신의 차량에서 꺼내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한 목격자는 “담배를 피우는데 행인이 연기가 난다고 지적해 시비가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A씨가 다른 사람과 실제로 흡연 문제로 다툼이 있었던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A씨는 27일 경찰 조사에서 “혼자서 술을 마셨고 자해할 생각이었다”며 “10년 전 요리사로 일해 칼이 여러 개 있다. 낚시에 쓰려고 차량에 갖고 있었다” 진술했다. 필로폰 등 마약 간이시약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경찰은 A씨가 경찰과의 대치 과정에서 흉기로 위협적인 행동을 한 만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우선 적용했다. 다만 범죄에 쓰기 위해 흉기를 소지했을 경우 폭력행위처벌법으로도 처벌이 가능해 경찰은 A씨에게 흉기로 협박당한 일반 시민 등 피해자가 더 있는지 확인중다.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사건을 직접 목격한 정모(58)씨는 “자해 위협을 하길래 놀라서 말려보려 했으나 물러서라고 했다”며 “다른 사람을 위협한 건 아니지만 어떻게 우리 동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주민 김모(53)씨는 “딸만 셋인데 호신술을 가르쳐야 하나 생각했다”며 “요즘에 생각도 못 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까 불안하다. 집 밖으로도 못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