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수도 안 돼”…그늘막·화장실·청소인력↑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사태로 국제행사를 보는 부정적 시각이 확산한 데다 안전대책·위생 등 행사장 관리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35일간 열리는 이 행사에는 30개국 120만명 이상 방문객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경남도와 산청군, 엑스포조직위는 최근 현장 점검과 회의를 거쳐 위생·안전·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동의보감촌(231만㎡) 주요 동선에 설치할 그늘막을 기존 620m에서 1300m로, 680m를 더 늘였다.
노약자가 도보로 이동하기 힘든 1.2㎞(산청한의학박물관~동의전무대) 구간은 ‘힐링열차(14인승)’ 6대를 운영한다. 누각·정자·평상 등 쉼터 73개소도 설치한다. 이미 있는 상설 화장실 25개에다 임시 화장실 11개도 추가할 계획이다. 화장실 청소 인력도 기존 6명에서 대행용역 업체를 선정해 15명을 더 보강한다. 이 엑스포는 전체 사업비 147억4000만원 중 37억원을 국비로 지원받았다. 조직위 관계자는 “새만금 잼버리 이후 경남에서 치르는 첫 국제행사인 만큼 ‘작은 실수도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2030세계박람회 유치 경쟁 중인 부산 '긴장'
당장 불똥을 우려하는 곳은 부산이다. 부산시는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11월로 예정된 가운데 새만금 잼버리 대회 부실 운영이 막판 유치전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조심하는 모습이다.
전남 국제행사 줄줄이 예고…김영록 지사 연일 현장에
고미경 전남도 대변인은 “잼버리 파행 후 ‘대규모 행사를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는 위기감이 모든 실국에 확산하고 있다”며 “하반기 개막을 앞둔 행사 운영과 관련해서는 전담 공무원제를 도입해 책임을 분명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2026년 7월 개막할 여수세계섬박람회의 개최 시기 변경도 추진하고 있다. 7월 17일부터 8월 16일로 예정된 박람회 기간에 폭염과 장마·태풍 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섬 박람회 주 무대가 될 여수 돌산 진모지구 일대는 바다를 메워 만든 매립지다. 여수시 관계자는 “영화 촬영 세트장으로 활용됐던 진모지구 현장은 나무 그늘조차 찾기 힘들었던 새만금 잼버리 부지와 유사하다”며 “제2의 잼버리 사태를 막기 위해 박람회를 5~6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산림엑스포’ 강원, 가을 태풍 대비 1.2t 콘크리트
강원도는 다음 달 22일부터 한 달간 열리는 ‘2023 강원세계산림엑스포’를 앞두고 가을 태풍 대비를 한다. 행사장 내 전시관 등 대형텐트에 무게 1.2t 콘크리트 블록을 연결하고, 5.3㎞에 달하는 배수로 등 정비를 마쳤다.
지자체 국제행사 심사 기준 강화…“사후 감사 필요”
2025년 세계국악엑스포를 준비 중인 충북 영동군은 조만간 발표될 국제행사 등급도 평가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영동군 관계자는 “국비를 20~30% 수준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해 계획을 짰지만, 잼버리 사태로 사전 검토가 더 강화됐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군 예산을 더 투입하는 예비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엄태석 서원대 교수(복지행정학과)는 “자치단체 국제행사는 지역 이미지 제고나 관광객 유입 등을 정책 효과로 앞세우고 있어 사전 경제성 평가가 정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비 지원 시 감사를 전제 조건으로 한 사후평가가 필요하다. 광역 지방의회 산하에 별도 감사 기구를 설립, 예산 낭비가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