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일보다 시간당 임금 수준이 높은 만큼 ‘투잡’의 일환으로 도전하기도 한다. 현재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문모(28)씨는 평일에는 본업을, 주말엔 공사 일을 할 계획이다. 문씨는 “개인적인 사유로 돈을 더 벌어야 하는데, 건설현장 페이가 세다 보니 투잡으로 일하려 한다”며 “평소에도 탑차 알바를 많이 해봐서 체력적으로 자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건설 일용직 일을 하면서 전문기술을 배우려는 등 다양한 이유로 건설현장 문을 두드렸다.
실제 20대 건설근로자 숫자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23일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퇴직공제 피공제자 동향분석에 따르면 20대 이하 건설근로자는 올 3월 기준 5만7846명으로, 지난해 3월(4만8347명)보다 1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 이하 경제활동인구가 전년 대비 2.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상승 폭이다. 30대 건설근로자도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피공제자 통계는 50억원 이상 민간공사(공공공사는 1억원 이상) 건설현장에서 하루라도 일용직으로 일한 근로자들을 취합한 수치다.
특히 청년 건설근로자 중에 단순노무직을 넘어 전문 기술인력으로 성장하는 경우는 더욱 적다는 것이 현장 목소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직 건설현장 환경이 열악한 탓인지 한번 나오고 그만두는 청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도 중장기적으로 청년 건설기능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고용부는 고층아파트 건설현장에 간이 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숙련도에 따라 등급(초·중·고·특)을 부여하는 건설기능인등급제와 연계한 직업교육을 확대하는 등의 빈 일자리 해소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년들을 건설현장에 붙잡아 두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들이 건설현장에 전문인력으로 남으려면 직업적 비전이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노가다만 하다 끝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등급제를 실효성 있게 고치고, 사고 없이 안전하게 건설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