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관광 포털사이트인 ‘취날’(qunar.com)에서 지난 16일 현재 연말까지 국내총생산(GDP) 1조 위안(180조원) 이상의 중국 1선(一線) 도시인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등 4개 도시에서 출발하는 단체 여행을 확인한 결과 올 하반기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은 총 103개였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행 관광 상품은 약 978건에 이르렀다. 한국행 상품은 일본행 상품의 10.5%에 그쳤다. 일본의 경우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9개 지역 패키지가 있는 반면 한국은 서울,제주 2곳뿐이었다.
중국 각지에서 비행기로 12시간 이상 걸리는 독일, 호주 여행 패키지는 각각 643개, 150개의 상품이 예약 중이었다. 단체 관광 허용 국가 중 상품이 가장 많은 곳은 태국(1만1285개)이었다. 최근 관광버스 전복 등 안전사고가 잇따른 베트남(737건)도 한국행 상품보다 7배 정도 많았다.
앞서 중국은 지난 10일 한국ㆍ일본ㆍ미국ㆍ독일ㆍ호주 등 78개국에 대해 자국민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태국과 베트남은 지난 2월부터 문을 열었다.
지역별로는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한국 상품은 각각 12개, 8개로 광저우(50개), 선전(43개)의 약 1/5 수준이었다. 중국의 정치, 경제 수도에서 한국행 단체 관광이 시들해진 것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베이징 202개, 상하이 305개, 광저우 219개, 선전 252개로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베이징의 직장인 남성 진 모 씨(38)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중국에서 인기가 많고 일본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며 ”한류에 관심이 있는 여성들이 있지만 둘 중 한 곳을 선택한다고 하면 일본을 더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에 대한 여행 수요가 가장 높았다. 중국인이 제주로 여행할 경우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절차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중국발 크루즈선 제주 기항 신청이 급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상하이 등에서 야간 시간 항해해 제주에 도착한 뒤 다음날 아침부터 전일 여행을 하는 코스다. 돌아가는 날 역시 야간을 이용하는 이른바 3박 5일 패키지가 대부분이다. 또 제주에서 하루를 보낸 뒤 다시 일본으로 넘어가 이틀을 보내는 단체 관광 크루즈 상품도 인기다.
중국 관광 포털사이트 시트립(携程)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한국 관광 상품에 대한 인기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사드 이후 6~7년간 한국 유명 가수나 연예인들이 중국에 오지 못했고 양국 간 교류가 많이 줄면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또 다른 이유로 코로나 이전까지 화장품, 전자제품 등 한국 물건에 대한 중국인들의 선호도가 높았는데 중국 자체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한국에 가야 하는 메리트가 줄어든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