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한국의 수출액은 총 27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했다. 수입액은 314억 달러로 같은 기간 27.9% 줄었다. 20일간 무역수지는 35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284억 달러(약 38조1000억원)로 집계됐다. 15개월 연속 적자를 거쳐 6~7월 흑자를 찍었지만,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
수입은 원유(-37.4%)·가스(-45.2%)·석탄(-49.1%) 등 3대 에너지원 중심으로 1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하지만 수출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무역 전선에 먹구름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이러한 수출 추이가 월말까지 이어지면 11개월 연속 역성장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대(對) 중국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7.5% 감소한 58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미국(-7.2%), 유럽연합(EU·-7.1%), 베트남(-7.7%) 등 다른 주요 시장보다 감소 폭이 훨씬 크다. 줄어들던 수출 감소율도 두 달째 다시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 6월 -19%로 연내 가장 적은 감소율을 보였지만, 지난달(-25.1%)을 거쳐 이번 달엔 더 악화하는 상황이 유력해졌다.
전문가들도 중국발(發) 위기 여파로 당분간 '상저하고'로 대표되는 수출 반등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짚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탈중국화' 한다지만 당장은 중국 내수가 살아야 반도체 수출 등도 늘 수 있다. 중국은 부동산 리스크로 성장 둔화를 감내할 수밖에 없고, 한국도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중국 경제 침체로 우리 수출도 당초 예상만큼 늘기 어렵게 됐다. 중국이 부동산 버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