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풋볼 런던’은 토트넘 부주장인 제임스 메디슨의 인터뷰 기사에서 스크럼 위치를 옮긴 사연을 공개했다. 메디슨은 “어제(12일) 쏘니(손흥민)가 아이디어가 있다며 메시지를 보냈다. 경기장 가운데 대신 관중석으로 가는 아이디어였다. 우리(선수들과 팬)가 모두 함께한다는 걸 보여줘 기뻐했다고 생각한다. 팬들은 우리 스크럼을 높게 평가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주장은 선수들을 대표해 구단과 코칭스태프를 상대한다. 동료의 신뢰를 얻는 데 가장 중요한 일이다. 또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손흥민을 주장으로 지명하면서 말한 것처럼 “오랜 경험을 통해 성공으로 나아가는 방향과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알고 있”기에 그 경험을 후배들과 나누고 실행으로 옮기는 것도 주장 몫이다. 팬들에게 무엇을 주고 어떻게 함께할지를 고민하는 것도 주장의 숙제다.
그런 면에서 원정 응원석 앞으로 스크럼 위치를 옮긴 건 주장 손흥민의 첫 작품이라 할 만하다. 이제 남은 건 손흥민이 늘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승점 3점을 얻는 일”, 즉 이기는 일이다. 브렌트포드와 2대 2로 비긴 토트넘은 오는 20일 홈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홍명보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하자, 당시 방송사 해설위원이었던 이영표가 “월드컵은 경험하러 나오는 자리가 아니다. 실력을 증명하는 무대다”라고 지적했다. 주장도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실력을 증명하는 무대다. 실력의 정수는 두말할 필요 없이 우승이다. 이왕 주장을 맡은 것, 토트넘을 대표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손흥민 모습을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