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이날 자정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는 111명에 달한다. 사망자가 현재의 2~3배에 달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 속에서 생환자가 나온 것은 ‘마우이의 기적’이 되고 있다.
리처드 비센 주니어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이날 “전기, 휴대전화 통신 등이 모두 끊긴 마우이 서쪽의 한 고립된 집에서 생존자 6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마을 주민들이 한 집을 대피소 삼아 모였다가 구조대에 발견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생존자들의 건강 상태와 신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산불 참사 지역인 라하이나의 34세대 규모 ‘할레 마하올루 에오노’ 실버타운에서 상당수 노인이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단지 주민인 샌포드 힐(72)은 NBC에 “이웃 중 누가 살아남았는지 알 길이 없다”며 “단지에서 탈출한 주민은 3명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화마가 덮친 단지는 임대료가 월 144달러(약 19만원)로 주로 저소득 노인들이 거주한다. 미 인구조사국 데이터에 따르면 라하이나 주민 1만3000여명 중 71세 이상 노인이 10% 정도다.
화마가 할퀸 현장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애써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더디지만 일상 복구에 힘쓰는 모습이다. 마우이 교육 당국은 “화마가 덮쳤지만 최소 세 곳의 학교는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며 “화재 잔해를 치우고 재를 닦아내며 대기질과 수질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 당국은 식사를 제공하는 한편 학생들과 학부모, 교직원을 위한 심리 상담도 진행 중이다.
한편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18일)를 마친 뒤 오는 21일 마우이 섬 화재 현장을 찾을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마우이 섬에서 산불에 따른 영향과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직접 확인하고, 재해 복구 노력 방향에 대해서 관계자들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