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최악의 산불'이란 평가와 함께 경제적인 피해가 4조~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추산도 나왔다. 불에 타 신원 확인조차 어려워 사고 수습도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산불이 발생한지 일주일 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는 실종자도 1300여명에 이른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이날 "수색 대원들이 하루에 10∼20명씩 (사망자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극적인 이야기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AP 통신, CNN 등에 따르면 수습된 사망자 가운데서도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극히 일부다. 존 펠레티에 마우이 경찰서장은 "이번 산불의 위력은 금속을 녹일 정도의 강도"라며 "(사체가 심하게 불에 타) 신원 확인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시신 훼손이 심해 면봉 등을 활용한 일반적인 DNA 검사로는 빠른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마우이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집계된 희생자 100여명 중 단 2명만 DNA 테스트를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경제적 비용 최대 10조원 달해
허리케인 등 이전 자연재해와 달리 이번 산불이 인구 밀집 지역을 삽시간에 강타했기 때문에 피해 규모는 더 컸다. 이와 관련, 카민스 연구원은 "마우이 산불 여파로 하와이 전체 관광 일정을 취소하면 하와이 전체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관광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짧지만 심각한 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우이 산불과 관련해 현지 전력회사인 하와이안 일렉트릭 인더스트리에 대한 소송도 제기됐다. CNN은 이번 산불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마우리 라하이나에 사는 한 부부가 이 전력회사와 자회사 3곳을 상대로 중과실 등의 혐의를 내세워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허리케인 '도라'로 인해 강풍이 마우이섬에 불어 닥쳤을 때 송전선이 끊겨 날리면서 스파크를 일으켰고, 그것이 산불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와이안 일렉트릭과 자회사가 전신주와 전선이 넘어져 초목이나 땅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전력을 끊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도 전력이 공급되는 송전선이 도로로 떨어졌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산불의 공식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워싱턴선 정쟁 도구 되기도
바이든 대통령이 마우이 산불 이후 13일 델라웨어주 르호보스 해변 인근 케이프 헨로펜 주립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손을 흔들고 있는 장면이 언론에 노출되자 친트럼프 인사와 공화당 의원 일부는 SNS를 통해 공격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자신의 SNS에 "(이런) 똑같은 일을 전임자(트럼프 전 대통령)가 했다면 언론의 폭풍 질타를 면치 못했을 것"이라며 "신은 백악관에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비난에 백악관은 즉각 반응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지난 10일 하와이를 연방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신속한 복구 지원을 약속하는 등 FEMA와 긴밀히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재 참사를 입은 마우이 섬은 현재 희생자 수색과 구호 작업이 우선"이라며 "당장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선의 악용 사기 사이트 주의
이 밖에도 요리사 리사 호세 안드레스가 설립한 비영리, 비정부 단체 '월드 센트럴 키친(World Central Kitchen)'도 마우이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재난 이후 제대로 먹거리를 해결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무료로 식사 등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