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14일 중앙일보가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실과 함께 국회 사무처, 전북도, 새만금개발청 해외출장 보고서(2013~2023년)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 화장실 이슈가 처음 등장한 건 10년전이었다. 전북도는 2013년 8월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스카우트잼버리에 참관했다. 이후 보고서에서 전북도는 “화장실이 상당히 부족하고 오·폐수도 야영장에 웅덩이를 파서 버리는 등 야영장에 악취가 진동했다”며 “완벽한 준비를 위해 우리는 화장실을 700개 이상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새만금 잼버리 유치 확정(2017년 8월) 이후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 7명이 같은해 12월 야마구치현을 방문했다. 특히 면담을 가진 히로나카 가쓰히사 부지사는 “위생시설을 갖추기 어려웠지만 대회장을 깨끗하게 정비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야마구치현은 2013년 아태 잼버리 이후 2015년 세계 잼버리도 개최했는데, 2015년 당시 화장실 820개를 배치하고 하루 70회 청소했다는 설명도 했다.
새만금 잼버리를 불과 8개월 앞둔 지난해 12월에도 우려가 나왔다. 당시 민주당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차미희 한국관광개발연구원 팀장은 “야영장 내 분뇨는 양이 많은데, 수거차량이 영내에 자주 진입할 수 없어 악취 등 리스크가 매우 크다”며 “수거시간을 이른 아침으로 한정하거나, 분뇨보관 임시시설을 영내에 설치하는 방법 등을 구상해야한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전북도가 화장실 설치 예산을 부풀리려고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전북도는 2020년 총사업비를 기존 491억원에서 998억원으로 늘려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 가운데 화장실 설치를 위한 추가예산은 15억4800만원이었다. 이에 정부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추가예산안에 대한 간이타당성 조사를 맡겼는데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원은 “전북도가 화장실 설치 단가를 높게 잡았다”는 이유로 화장실 예산을 1억2900만원 줄인 14억1900만원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는 “조직위에 참여한 각 부처 간의 권한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아 여러차례 사전경고에도 화장실 문제가 불거졌다”며 “‘우리가 아직 개발도상국이냐’라는 자조가 나와도 할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