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외신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전기차·배터리 분야에는 대기업은 물론이고 기술 스타트업, 배터리와 전혀 관련이 없는 업체까지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배터리 산업을 집중 육성 중인 중국 정부가 세제 혜택, 연구개발 자금 지급 등 각종 지원책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전기차용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에너지 저장업’으로 등록된 업체 수는 약 10만 9000곳으로, 3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그만큼 배터리 생산량도 증가했다. 2025년께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 총 용량이 4800GWh로 내수 시장 수요의 4배에 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FT는 “지난 몇 년간 수만 개의 중국 기업이 전기차와 반도체 개발에 뛰어드는 것과 비슷한 ‘골드러시’가 일고 있다”며 “과잉 생산은 중국 배터리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업체의 난립은 결국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현재도 글로벌 상위 10대 배터리 생산업체 중 6개가 중국 기업일 정도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앞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국 업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도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점유율은 계속 늘고 있다. 지난 상반기 CATL의 비중국 시장 점유율은 27.2%로 전년 동기 대비 6.7%포인트 늘었고, BYD 점유율도 0.4%에서 1.6%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해외 진출로 국내 업체와의 경쟁이 무척 치열해질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배터리 소재, 부품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투자도 늘려나가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최근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한중 기업 간 합작사 설립이 활발해지는 것과 관련해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미국이 지정하는 해외우려단체(FEOC)와 상충 가능성이 있고, 아직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1위 코발트 생산업체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을 설립했다. 신규 합작법인은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 수거된 폐배터리 등에서 핵심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을 추출한다. 올해 안에 공장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며 예상 가동 시기는 내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