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 그만 괴롭히고 내 얘기 좀 들어보셈”(8월 2일 온라인 커뮤니티)
14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것으로 확인된 글들이다. “누군가 나를 스토킹한다”는 피해망상에 빠져 범행을 벌였다는 게 경찰이 내린 결론이다.
경기남부경찰청 흉기 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은 9일 분당경찰서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수사 결과를 발표했고, 살인 및 살인미수·예비 혐의를 적용해 10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원종은 3일 전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전날인 지난 2일 집 인근 대형마트에서 흉기 2점을 구입하고 범행 장소인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과 AK백화점을 둘러봤다. 당시는 “범행하기 두렵다”는 생각에 돌아섰다.
그러나 다음날인 지난 3일 오후 5시56분쯤 어머니 명의의 차를 타고 인도로 돌진했다. 이 과정에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또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9명을 다치게 하는 등 총 14명의 사상자를 냈다. 차량에 받힌 보행자 5명 중 60대 여성 1명이 사망했고 다른 20대 여성 1명도 현재 뇌사상태다. 흉기에 찔린 시민 9명도 모두 중상이다. 부상자 중 2명은 위중한 상태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원종, 일관되게 “스토킹 집단이 감시” 주장
최원종은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후회한다. 범행 직전으로 돌아가면 범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피해자 중에 나를 스토킹한 사람들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반응도 보였다. 경찰은 지난 6일부터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해 최원종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진행하고 있다. 최원종은 고졸 검정고시를 치르고 대학에 입학하면서 부모의 집에서 나와 범행 직전까지 혼자 살았다.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긴 했지만, 주변 사람들과도 거의 연락·교류하지 않는 등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였다. 경찰에도 대인기피 증세를 호소했다고 한다.